메리츠화재가 오늘 16.78% 하락했습니다.
배당성향을 기존 35%에서 10%로 하락 시킨다는 공시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용범 CEO는 증권 출신입니다. 자산 운용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21년 5월 초에 김용범 CEO는 내부 방송에서 업계 2위를 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다시 지시했습니다. 메리츠는 김용범 CEO 이후 항상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산 운영도 보험 영업도 공격적입니다.

5월 들어서 다시 공격적인 영업을 주장하는 도중에 메리츠 그룹주 전반적으로 배당성향 축소 이슈로 메리츠 화재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김용범 CEO는 메리츠화재 주식을 20만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금일 종가 기준으로 35.2억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는 42.3억입니다. 불과 하루 만에 김용범 CEO는 7.1억을 잃었습니다. 금융전문가인 CEO가 배당 성향을 10%로 낮추면 주가 급락이 있을 것을 당연히 예상했을 겁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더 좋은 전략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면,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CEO 입장에서 이 전략 실행 이후 장기적으로 주가가 다시 오를 것을 알기에 단기 하락 정도라면 감수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21년 1분기 메리츠 화재의 실적이 연결기준 지배주주 귀속 당기순이익이 1,315억으로 YoY로 28% 상승하였기 때문에, 이런 호실적이 배당 성향을 35%에서 10%로 낮춘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줄 것이라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부가적으로 재무제표를 보면, 연결기타포괄손익 중 후속적으로 당기손익으로 재분류되는 항목에서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평가손익" 계정에서 4,764억의 손실을 인식했습니다. 이에 따라 연결분기총포괄이익 중 지배주주지분 분기총포괄이익은 1,786억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RBC를 맞추기 위해, 국공채를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이(과거 만기보유금융자산) 아닌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분류를 했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한 21년 1분기에는 대규모의 평가손실이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험사는 주로 채권 매각익을 위해 매각하지 않고, Coupon Rate 수익, 즉 Income Gain 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닙니다. 보유이원과 평균부채부담금리와의 차인 스프레드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소위 말하는 월세 갭투자에서 갭과 같습니다.) 메리츠의 경우 20년 적극적인 채권 매각익을 실현하였기 때문에, 보유이원의 수익률이 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에 반해 평균부채부담금리는 같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을 것이기에 스프레드가 많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실제 21년 1분기 재무제표에 나타납니다. 총 운용자산 22.3조원 중 유가증권이 14.4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유가증권의 20년 수익률이 4.63%였는데 반해, 21년 1분기는 2.49%로 감소하였습니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인 국공채 평균 수익률이 1.57%로 20년 평균 3.42%에 비해 1.85%p 감소하였습니다. 하지만 6.7조 규모의 대출금의 운용 수익률이 7.23%로 20년 평균인 6.63%에 비해 0.6%p 증가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메리츠는 21년 1분기 양호한 자산 운용 수익률을 기록하였습니다. 20년말 기준 22조원의 자산으로 21년 1분기 동안 0.3조원의 자산 운용 수익을 거두었으니, 대략 연평균 수익률이 5.45%정도 됩니다. 양호합니다.

전반적으로 자산 운용도 잘했고, 보험손익 관리도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안 좋은 한 가지가 35% 배당 성향을 10%로 줄였다는 거인데, 이거 하나 때문에 16.78%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왜 메리츠 그룹은 배당 성향을 줄였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첫 번째로는 배당을 주는 것보다 그 돈을 회사에 유보시켜서, 투자를 해서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입니다. 현재는 미국 테이퍼링과 미국 금리 인상의 염려가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금융 시장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기회가 왔을 때,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22년 5월쯤 지급할 배당금을 미리 줄여 놓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가설이 맞다면 메리츠화재의 자산운용 의사결정자는 22년 초의 금융 시장 급락 가능성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다른 식의 주주환원정책을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그 중 하나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인데, 이미 1분기에 실행하였습니다. 그리고 평소 공격적인 영업과 자산운용을 하는 메리츠화재의 특징을 보면, 추가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 생각은 "첫 번째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입니다. 22년 초쯤에 좋은 투자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메리츠 금융그룹 전반적으로 배당을 줄이고,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22년에 실제 좋은 투자 기회가 와서 많은 투자 이익을 거둔다면, 그 이후에 배당을 늘리던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더 큰 규모로 한다던지 해서 다시 주주환원정책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은 이런 행보를 성장성이 좋다라고 평가하여, 주가는 다시 상승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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