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어로 “팔라초(Palazzo)”는 ‘궁전(palace)’이나 ‘대저택(mansion)’을 뜻하며, 도시 내 중심부에 세워진 대규모 귀족 저택을 가리킵니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15~16세기)에 피렌체, 로마, 베네치아 등의 주요 도시 귀족 가문이 자신들의 위상과 부를 과시하기 위해 지은 석조 건물을 일컫습니다.
1. 역사적 배경
• 르네상스 초기,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을 비롯한 유력 가문이 도시권력과 상업활동의 중심지에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 “도시의 궁전”이라는 의미로, 외부는 견고한 결(rustication)의 석재로 마감해 엄숙함을 강조하고,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창문의 크기와 장식이 점차 섬세해지는 수평적 층위 구성을 가집니다.
2. 건축적 특징
기단부 (ground floor)는 상업·업무 공간으로 사용되었으며, 대형 아치창 또는 점토 벽돌 조각(rustication)으로 마감합니다.
중앙층(piano nobile)은 거주 및 공식실 공간으로, 크고 장식적인 창문이 배열되고, 내부엔 대형 주실(sala)이 배치됩니다.
최상층(attic story)은 사적인 작은 방들로 구성되며, 처마(cornice)가 돌출되어 전체를 마무리합니다.
3. 대표적 예시
팔라초 메디치 리카르디(Palazzo Medici Riccardi, 피렌체)
• 지어진 시기: 1444–1460년경
• 설계: 미켈로초 디 바르톨로메오(Michelozzo di Bartolomeo)
• 특징: 3단으로 구분된 파사드, 하부의 거친 석조(rustication) 대비 상부의 부드러운 벽체.
팔라초 파르네세(Palazzo Farnese, 로마)
• 지어진 시기: 1514–1589년
• 설계: 안토니오 다 상갈로(Antonio da Sangallo the Younger), 미켈란젤로 등
• 현황: 현재 프랑스 대사관으로 사용 중.
4. 영향 및 변용
• 19~20세기 유럽·미국에서는 ‘팔라초 스타일(Palazzo style)’이라 불리며 고전적 비례와 장식을 차용해 은행·관공서·아파트 등에 적용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탈리아의 팔라초는 르네상스 시대 도시 귀족의 위신과 기능을 동시에 담아낸 ‘도시 속 궁전’으로, 견고한 하부 석조와 수평적 층위 구성을 통해 절제된 웅장미를 구현한 건축 양식입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