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헨델의 “사라방드” (D단조 조곡 HWV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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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의 “사라방드” (D단조 조곡 HWV 437) 개요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1685–1759)은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로, 사라방드는 그의 건반용 조곡 제4번(‘키보드 조곡 D단조’, HWV 437) 중 4악장에 해당한다. 이 곡은 함부르크 시절인 약 1705~1707년경에 작곡되었으며, 1733년에 런던의 출판상 존 월시(John Walsh)를 통해 인쇄물로 출판되었다 . 연주 편성은 솔로 하프시코드용이며 , 당시 조곡(組曲)의 악장 구성(전주곡·알르망드·쿠랑트·사라방드·지그 총 5악장) 중 느리고 엄숙한 춤곡으로 자리잡고 있다 .
• 작곡 시기·출판: 함부르크 시절인 1705~07년경 작곡, 1733년 존 월시 출판 .
• 편성: 솔로 하프시코드(건반 악기)용 조곡 중 한 악장 .
악보 구조 및 음악적 특징
• 악장 구성: 이 조곡은 다섯 악장으로 이루어지며, ‘사라방드’는 4악장에 해당한다. 4악장인 사라방드는 16마디의 주제가 소개된 뒤, 이를 변주한 두 개의 변주곡이 이어지며(각 변주는 반복됨) .
• 조성·박자: D단조로 쓰였으며, 전통적인 3/2 박자의 느리고 장중한 템포이다 . 3/2박자에서 두 번째 박에 쉼표와 점음표가 나타나 두 번째 박이 강조되는 리듬이 특징으로, 이로 인해 드물고 엄숙한 분위기가 강조된다 .
• 음악적 분위기: 곡 전체가 침울하면서 서정적인 선율로 전개된다. 음악학자 지그베르트 람페(Siegbert Rampe)는 이 사라방드가 전형적인 춤곡이라기보다 ‘아리아 같은 낭만적 표현’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 실제로 헨델은 이 곡에서 당대 그의 오페라 『알미라』 등에 사용한 화성 진행과 유사한 장식을 활용하여 장중한 감정을 담아냈다.
사라방드 춤곡 형식의 역사
이 판화는 1735년 Kellom Tomlinson의 무용 교본 The Art of Dancing Explained에 실린 “사라방드” 춤의 설명 도판이다. 원래 **사라방드(sarabande)**는 16세기 스페인이나 중남미에서 유래한 빠르고 관능적인 춤으로 시작되었으나, 스페인의 종교 당국에 의해 1583년에 금지되었다. 이후 17세기에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 궁정으로 전파되면서 점차 느리고 엄숙한 3/2 박자의 의례적 무용으로 변모했다 . 프랑스 왕실에서는 화려한 의상을 돋보이게 하는 행진무용으로 채택되었고, 17세기 내내 궁정음악에서 사랑받았다. 음악 형식으로서의 사라방드는 이처럼 프랑스풍 궁정 무용을 양식화한 것이며, 바흐나 뷍스테후데 등 바로크 시기 작곡가들은 보통 조곡의 3악장(전주곡·알르망드·쿠랑트 다음)으로 사라방드를 배치하였다 .
헨델의 Sarabande와 바로크 시대의 관련성
헨델의 ‘사라방드’도 위의 바로크 무곡 전통을 계승한다. D단조의 느린 3/2박자 형식을 따르며, 무곡집의 한 악장으로서 궁정 무용의 정제된 품격을 반영한다  .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헨델의 사라방드는 실제 춤곡보다는 한 편의 서정적인 아리아처럼 연주되며, 음악학자들은 이 곡에 진중하고 감정적인 표현이 담겨 있다고 본다 . 헨델은 자신의 시기(18세기 초) 전반에 여러 건반 조곡을 작곡했는데, 그중 이 사라방드는 함부르크 시절 초기 작품으로 꼽히며  전통적인 바로크 기악 양식 안에서 독특한 개성을 보여준다.
현대적 재해석 및 문화적 활용
• 영화·드라마: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배리 린든』(1975)에서는 레너드 로즈먼(Leonard Rosenman)이 현악·관현악으로 편곡한 ‘사라방드’ 테마가 배경음악(폐장 음악)으로 사용되었다 . 일본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의 OST 중 “Nausicaä · Requiem”에는 헨델의 사라방드 선율 일부가 인용되어 등장한다 . 이 밖에도 BBC 드라마 Victoria 같은 역사극이나, 《ABC 살인사건》(2018) 등의 작품에서 삽입곡으로 쓰인 바 있다.
• 광고: 2002년 영국에서 방영된 Levi’s 청바지 광고 ‘Odyssey’와 이어지는 Lilt 음료 광고에 헨델의 사라방드가 배경음악으로 삽입되어 대중에게 크게 알려졌다 . 광고 감독들은 이 곡의 장엄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대비를 준다고 평가했다.
• 편곡·리메이크: 이 곡은 솔로 악기를 위한 다양한 편곡판이 전 세계적으로 제작되었으며 , 메탈·록 밴드나 기타 연주자들이 전기 기타 버전으로 연주하기도 한다. 덴마크 DJ 크리스티안 스틴 옌센(Christian Steen Jensen, 예명 Camena)이 2006년에 발표한 트랙 “Sarabande”도 이 선율을 차용한 전자음악 작품이다. 또한 코멘터리나 유머 프로그램에서 ‘정박자 반복’ 패러디 등으로 활용되기도 하는 등, 장르를 넘어 폭넓게 재해석되고 있다.